로드 자전거를 타게 되면서 근 1년 반동안 저녁 혹은 야간 라이딩 중에 반대편 라이더의 극심한 전조등 빛에 의한 눈부심으로 3-5초 정도간 눈이 먹먹하여 아무것도 보지 못할때가 열댓번 정도 있었다.

 순간 당황함은 물론 이거니와 당황을 떠나서 정말 '말 그대로'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니 무서웠다. 대략 시속 30km/h 로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, 1초에 8.33미터를 가게 되는 것이니 순간 페달링을 멈춰서 감속을 한다고 해도 대략 20m-30m 정도를 가던 관성과 나의 방향감각만을 믿고 순간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.(브레이크도 함부로 못잡는것이 순간 당황해서 확 잡아 버리면서 핸들 양쪽을 균일하게 잡아 주지 못할 가능성도 크고 속도가 높다면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한쪽으로 슬립이 살짝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- 제가 초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)

 보통 상대방과 마추쳐서 눈에 데미지를 입을 정도의 빛을 받을 때는 직선주로에서 마주치게 될 확률이 크기에 직선주로라고 한다고 해도 약간씩 굴곡이 있는 경우, 도로가 파여져 있는 경우라면... 자칫 굉장히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될 수도 있다. 생명의 위협을 강하게 느끼게 되다보니... 나름 또래라고 생각이 들면 "아이~ 정말! 라이트 좀 낮추셔요~!"라고 여러 번 화를 낸 적도 있었다.

 

그러다가

 

"나도 또한 상대방에게 저렇게 보이지 않았을까?"

 

생각을 해보니 각도가 낮게 되어 있어서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가끔씩 내 자전거의 불빛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보려고 자전거를 세워놓고 다가오는 사람의 시야에서 봤을 때 내가 당한 눈뽕?!(전조등 따위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빛이 쏟아져 일시적으로 시야가 차단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)의 눈부심과는 차이가 있어서 크게 신경은 써오지 않긴 했지만, 가끔씩은 "그래도 민감하신 분들에겐 불편할 수 있겠다"는 생각은 해오던 찰나에 최근 다시 저녁에 자전거를 탈 일들이 늘어나면서 생각해오던 눈부심 방지갓 작업을 하게 되었다. 

 

 

이제서야... <본 론>

간단한 준비물과 작업과정이어서 누구나 저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소위 '커스터마이징'을 잘 하시리라 생각합니다~^^

 

준비물: 감자칩 통을 덮는 얇은 플라스틱 뚜껑(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했어요 저는), 양면테이프, 테이프, 어두운 색 계열 코팅된 얇은 상자(재질은 크게 상관없음), 테이프, 천 혹은 패브릭 스티커(외관 마감용)

 

제작과정:

① 플라스틱 뚜껑의 옆면을 오려낸다.

② 눈부심 방지갓의 형태로 오려준다(사진에서 보는 모양은 좀 별로인거 같고 양쪽 끝쪽을 조금만 잘라내는 것이 좋을 듯 해요)

③ 안쪽면이 될 부분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줍니다( 이쁘게 잘라낼 필요는 없어서 대강 붙였어요~ 손재주가 없어서...)

④ 준비해두었던 얇은 상자 재질을 붙여주고 모양에 맞추어 다듬어 줍니다.

밑에 양면 테이프가 붙은 플라스틱이 있어요~ 다듬기 전의 모습. 이 부분은 검은색 계열이어야만 더욱 눈부심 방지효과가 있습니다~

⑤ 이제 반대편(바깥쪽으로 보이는 부분)의 꾸밈?처리를 해줍니다. 해 주지 않으셔도 상관은 없으시지만 플라스틱이 투명하기에 앞에서 보셨던 양면테이프들이 덕지덕지 붙은 모습들이 다 비춰주기에 작업을 해주시면 좋아요. 저는 꾸밈 처리를 집에서 쓰지 않는 천조각으로 했어요~ 비가 오거나 해도 크게 오염되거나 냄새가 나거나 할일은 없기 때문이죠(사람이 옷을 입었을 때 냄새가 나는 이유는 피부에서 옷감으로 미생물, 세균들이 옮아가 증식하기 때문이기에 피부에 닿지 않는 옷감은 특히 햇볕에서 좀만 말려주고 노출되면 괜찮아요~^0^) 

반대편 면의 플라스틱에도 똑같이 양면테이프를 붙여준 뒤 꾸밈처리할 소재를 붙이고 모양에 맞게 남는 부분 잘라주시면 됩니다~

남는 천이 이 군대스러운 천조각 밖에...

⑥ 위에서 완성된 방지갓을 라이트에 부착합니다(저는 일반 테이프를 여러번 칭칭 감았어요ㅎㅎ

쪼~~오금 조악한 느낌이 있어도 달릴 땐 전혀 티나지 않아요~^^

완성!!

마지막으로 빛의 모양 확인하기!

보시듯이 1/3가량의 위쪽으로 가는 빛은 잘려서 보이게 되고 라이트자체의 각도를 수평각도에서 한 1,2도만 낮춰서 달아주시면 주행중엔 보행자나 저와 같은 눈높이에 있으신 라이더 분들에겐 전혀 눈부심이 일어나지 않습니다~^^

방지갓이 길면 길수록 좋긴 하니 (길수록 위로 가는 빛 거의 차단 가능)

응?

길가다 좋은 플라스틱 소재 굴러다니는 거 보시면 집에 가셨다가(길거리정화 효과까지 ㅋㅋ) 한 번 만들어 보셔요~

 

다음에도 실제 상황에서 쓰일 만한 소소한 자작기로 돌아 올께요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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